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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부전증 불치병
출처/작성자 김능원  (2009-03-05 오후 11:4)
제목 (신장콩팥신부전)신장내과 명의 소개

콩 모양, 팥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정해진 평균 길이 11cm의 콩팥.

많은 사람들이 인체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필터로만 알고 있지만 콩팥의 기능은 이뿐 아니다. 콩팥은 신체 내의 수분, 산염기, 전해질의 균형을 조절한다. 각종 무기질의 농도를 일정하게 하며 뼈의 성분을 유지하는 비타민D를 활성화한다. 조혈(造血)호르몬을 분비해 골수에서 적혈구가 만들어지는 것을 촉진시킨다. 콩팥이 없으면 우리 몸 어느 곳도 성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내과 안규리 교수(48)는 이 중요한 장기에 병이 생긴 환자들에게 밝은 웃음과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힘을 불어넣는 의사다.

그는 ‘삼무(三無) 교수’로 알려져 있다. 첫째, 표정이나 목소리에 티가 없어 주위에서는 안 교수를 ‘소녀 같은 중년 교수’라고 부른다. 둘째, 벽이 없다. 그는 제자나 환자와 허물없이 늘 친구처럼 지낸다. 자신 역시 바깥으로 벽을 쌓지 않아 환자를 진료실에서만 보지는 않는다. 각종 환자 모임을 만들어 대화를 유지하고 있다. 매달 두 번씩 외국인 근로자에게 무료 진료 활동을 벌이는 ‘라파엘 클리닉’의 핵심 멤버이기도 하다.

셋째, 남편이 없다. 진료와 봉사 활동, 연구 등을 남편 삼은 것일까. 대신 그의 벽에는 선후배 교수들과 그들의 자녀 사진이 빼곡하다.

―국내에 신부전증(콩팥기능저하증) 환자는 몇 명 정도 있나.

“현재 60만∼7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당뇨병, 고혈압 환자가 늘면서 증가하고 있다. 이 중 혈액의 노폐물을 인위적으로 거르는 투석(透析) 또는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중증이 3만5000여명이며 매년 4200명의 중증 환자가 새로 생긴다. 콩팥은 70∼80%가 손상돼도 나머지 부분이 역할을 대신하므로 병이 악화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콩팥 질환을 노인병으로 알고 있지만 한창 나이인 30, 40대에 생겨 개인과 가정의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장내과에서 보는 콩팥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

“우선 술, 약물 독성 등 이유로 콩팥 기능이 갑자기 떨어지는 급성 신부전증이 있지만 이 경우 금세 통증이 나타나고 제대로 치료받으면 낫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드물다. 문제는 3개월 이상 신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인 만성 신부전증이다. 만성 신부전증의 40%는 당뇨병이 원인이다. 당뇨병이 있으면 단백질과 혈당, 콜라겐 등이 합쳐져 혈관이 딱딱해지는데 콩팥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사구체는 모세혈관 덩어리이기 때문에 경화(硬化)되면서 기능을 잃는다. 만성 신부전증의 30%는 고혈압 탓으로 생기며 30%는 면역 시스템이 고장 나 사구체를 공격하는 사구체 신장염이다. 약물중독 때문에 병이 생기기도 하며 유전적 이유 때문에 물혹이 생겨 번지는 ‘다낭성 신종’도 적지 않다.”

―만성 신부전증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02년 미국 국립신장재단(NKF)은 만성 콩팥질환의 총괄적 대책을 내놓았다. 첫 단계는 예방. 당뇨병, 고혈압 환자는 가족력이 있으면 적어도 1년에 한번 정기검진을 받도록 한다. 가족 중 당뇨병으로 인한 신장병 환자가 있다면 정상 소변 검사보다 더 정확한 미세 알부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단계는 초기 단계에 적절한 식이요법, 약물요법 등으로 병이 만성으로 진행되는 것을 늦추는 것이다. 혈압, 혈당만 조절해도 10년 이상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셋째 단계에서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심장병, 빈혈 등의 합병증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장의 남아있는 기능이 15% 이하로 떨어지는 말기 신부전증의 경우 투석, 이식 등으로 삶의 질을 유지하는 단계다.”

―투석과 이식에 대해 설명해 달라.

“투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혈액투석은 환자의 피를 빼내 정화한 뒤 다시 몸 안에 넣는 것이다. 수술로 팔에 특수한 혈관을 만들고 2∼4주 뒤부터 매주 2, 3번 정도 한번에 4∼5시간 동안 투석을 받는다. 복막투석은 수술을 통해 복강(腹腔)에 관을 삽입한 뒤 하루 네 차례 매번 15분 정도씩 2L의 투석액을 관을 통해 넣었다가 6시간 뒤에 버리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피 속의 노폐물이 삼투압에 의해 투석액으로 빨려 들어가 피가 정화된다. 직장에 다니는 환자들은 밤에 저절로 혈액이 투석되는 ‘자동복막투석기’로 비교적 간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그러나 투석은 영구적이지 않고 신장의 여러 기능 중 노폐물을 거르는 것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이식수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 이식 공여자를 찾지 못해 중국에서 이식수술을 받고 합병증으로 고생하거나 숨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간염, 심장병, 뇌중풍 등 다른 합병증이 있거나 고령이면 수술을 받지 못한다.”

―서울대병원 바이오 이종(異種) 장기 연구 개발 센터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대해 소개해 달라.

“현재 장기 이식이 필요한 사람에 비해 제공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다른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밤 서울대 수의과 황우석 교수와 의대 김상준, 이정률 교수 등 20여명이 공동 연구 모임을 갖는다. 현재 이 분야의 세계적 대가인 미국 시카고의대 김윤범 박사의 자문으로 돼지의 장기를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동물실험을 하고 있다.”

―왜 하필 돼지 장기를 이용하려고 하는가.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은 원숭이지만 원숭이는 새끼를 잘 안 낳으며 동물보호단체의 반대 때문에 장기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사람과 떨어져 야생 상태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세균이 옮길 수 있다. 돼지는 이런 단점에서 벗어난 데다 크기가 다양해 어른부터 아기까지 다양한 장기를 이용할 수 있다. 돼지는 사육이 쉽고 114일의 짧은 임신 기간에 6∼12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어떻게 뽑았나…▼

신장질환 분야에서 전통의 명의로 평가받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한대석 교수와 ‘떠오르는 명의’ 서울대병원 안규리 교수가 똑같은 추천 점수를 받아 베스트 닥터로 공동 선정됐다.

이는 전국 15개 대학병원의 신장내과 교수 49명에게 △자신의 가족에게 콩팥 질환이 있을 때 진료를 부탁하고 싶고 △최근 3년 동안 진료 및 연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의사를 5명씩 추천받아 집계한 결과다.

본보는 2000년 베스트 닥터 연재에서 1위로 선정된 한 교수를 소개한 적이 있어 이번에는 성(性), 경력 등을 감안해 안 교수와의 인터뷰를 게재한다.

◇콩팥질환 치료의 명의들 ◇

▼북막투석 분야 국내 제1세대 ▼

▽한대석(60)=실력 뿐 아니라 환자의 인적 사항과 진료기록을 꼼꼼히 챙기고 궁금증을 잘 풀어주는 친절 진료로 유명하다.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병원에서 복막 투석을 공부한 이 분야 국내 1세대. 최근 투석 전 단계 환자의 혈압 조절, 식이 요법 등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 대한신장학회 이사장 등을 지내며 학문 발전과 후학 양성에도 노력해 왔다.

▼신부전질환 풍부한 치료 경험 ▼

▽이태원(50)=1991년 국내 처음으로 미세 복강경을 이용한 도관 삽입술로 복막 투석을 시행했다. 1998년 양한방 협진 시스템인 ‘동서 신장병 센터’를 개설했다. 말기 신부전 환자의 풍부한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이 질환의 진행 과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진행을 억제하는 새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대한신장학회 상임이사, 경희대 의대 교육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심장혈관 합병증 치료 전문가 ▼

▽박정식(53)=고혈압 및 혈액 투석의 전문가로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와 투석실(80병상 규모)을 이끌고 있다. 1993년부터 미국 신장내과학회지 등 국제 권위 학술지에 4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투석환자에게서 많이 생기는 심장 혈관 합병증의 원인 및 치료에 많은 관심이 있다. 대한신장학회 총무이사, 학술이사를 거쳐 투석이사를 맡고 있다.

▼사구체-루푸스신염 치료 大家 ▼

▽김성권(54)=사구체 신염, 루푸스 신염 치료의 권위자로 미국 신시내티대 의대에서 혈액 투석, 신장염 분야 등에 대해 연수했다. 자가 항체(ANCA)를 이용한 사구체 신염 진단법, B형 간염 바이러스와 연관된 사구체 신염의 진단법을 정립했다. 루푸스 신염의 최신 치료법을 국내에 도입했으며 인터페론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을 맡고 있다.

▼임상 신장생리분야 최고 명성 ▼

▽한진석(50)=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수분, 전해질 대사, 산 염기 대사 등 임상 신장생리분야를 연수한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다. 바소프레신, 옥시토신 등 각종 호르몬의 신장에서의 역할을 규명했다. 어려운 의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설명하는 명강의로 이름나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에서 수여하는 과학기술 우수논문상을 2회 수상했다.

▼지속적 신대체법 등 도입 개발 ▼

▽김현철(55)=중증 신부전 환자 치료의 권위자로 지속적 신대체법, 온라인 혈액여과법, 간헐적 정정맥혈액여과법 등을 도입 또는 개발했다. 미국 뉴욕 코넬대 의대 로고신 콩팥센터에서 실력을 닦았다. 1971년 지방 최초로 혈액투석실을 개설했고 지방 최대 규모의 신장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르네상스 음악의 즐거움’을 발간하고 음대에서 강의할 정도로 고전 음악에 조예가 깊다.

▼급성 허혈 신부전 예방 주력 ▼

▽양철우(44)=신장 이식과 급성 허혈 신부전의 권위자.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의 신장 독성과 급성 허혈 신부전의 예방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파세이브, 미국신장학회지 등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에 70여편의 논문을, 국내 학술지에 15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3세대 사이클로스포린을 개발해 면역억제요법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신장이식 경력25년 권위자 ▼

▽강종명(56)=25년의 신장 이식 경력을 갖고 있는 이 분야 권위자. 미국 폭스 케이스 암센터와 텍사스대 의대에서 연수했다. 면역억제제가 콩팥 독성을 일으키는 과정, 약물 역동학 등에 대해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신장 이식 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지석영 의학상, 보건복지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대한내과학회와 이식학회의 간행이사를 맡고 있다.

▼신장투석 전문의 제도 기반 닦아 ▼

▽김형규(54)=투석 분야의 전문가로 고려대 신장병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국내 신장 투석 전문의 제도 실시의 기반을 닦았다. 혈액 투석을 위한 도관 시술, 급성신부전의 치료 및 연구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 정책이사 등을 맡아 폭넓은 활동을 했다. 각종 언론 매체에 꾸준히 칼럼을 발표하고 있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국내 투석치료-신장이식 개척 ▼

▽방병기(60)=국내에서 투석 치료와 신장 이식 분야를 개척한 산 증인이다. 1969년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에 성공한 이래 지금까지 신장 이식 환자의 수술 전후 내과적 치료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세계 권위지에 100여편, 국내 학술지에 42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1998년 대한신장학회 이사장을 지냈고 현재 대한고혈압학회 회장을 지내고 있다.

콩팥 질환 전국의 명의들
이름 소속 세부전공
한대석 연세대 세브란스 신부전증, 복막 투석, 고혈압
안규리 서울대 신부전증, 복막 투석, 신장 이식
이태원 경희대 당뇨병 신증, 만성 신부전증
박정식 울산대 서울아산 혈액 투석, 고혈압
김성권 서울대 사구체 신염, 루푸스 신염
size=2>한진석 서울대 신장 질환, 전해질 대사 이상
김현철 계명대 동산 신장 이식, 투석, 신장염
양철우 가톨릭대 강남성모 신장 이식, 급성 허혈 신부전
강종명 한양대 만성 신부전증, 신장 이식
김형규 고려대 안암 복막 투석, 신장 이식, 부종
방병기 가톨릭대 강남성모 신장 질환
조원용 고려대 안암 신장 질환, 신장 이식
김용림 경북대 =2>신장 질환
노정우 한림대 강남성심 사구체 질환, 당뇨병 신증
이강욱 순천향대 신장 질환
윤견일 이화여대 동대문 신장, 부종, 고혈압
박성광 전북대 신장 질환
이호영 연세대 세브란스 신장염, 투석, 신장 이식
오하영 성균관대 삼성서울 신부전, 신장 이식
최기철 전남대 신장 질환, 고혈압
박수길 울산대 서울아산 만성 신부전, 신장 이식
김순배 울산대 서울아산 복막 투석
김수완 전남대 수분 전해질 대사 이상
강덕희 이화여대 동대문 신장, 부종, 고혈압
이정상 서울대 신부전, 신장 이식
신영태 충남대 신장질환, 고혈압
임천규 경희대 신장염, 사구체 신염
김흥수 아주대 혈액 투석
이시래 이시래내과(부산) 신장 이식
김대중 성균관대 삼성서울 복막 투석
정종훈 조선대 신장 질환
하성규 연세대 영동세브란스 신장 질환
김남호 전남대 당뇨병 신증
장윤식 가톨릭대 성모 신장 질환
이희발 순천향대 당뇨병 신증, 신장 이식, 고혈압
이종호 가천의대 길 만성 신장질환
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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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베스트닥터의 건강학]<20>콩팥질환…안규리 교수

동아일보 | 입력 2003.09.07 06:04

 

콩 모양, 팥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정해진 평균 길이 11cm의 콩팥. 많은 사람들이 인체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필터로만 알고 있지만 콩팥의 기능은 이뿐 아니다. 콩팥은 신체 내의 수분, 산염기, 전해질의 균형을 조절한다. 각종 무기질의 농도를 일정하게 하며 뼈의 성분을 유지하는 비타민D를 활성화한다. 조혈(造血)호르몬을 분비해 골수에서 적혈구가 만들어지는 것을 촉진시킨다. 콩팥이 없으면 우리 몸 어느 곳도 성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내과 안규리 교수(48)는 이 중요한 장기에 병이 생긴 환자들에게 밝은 웃음과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힘을 불어넣는 의사다. 그는 ‘삼무(三無) 교수’로 알려져 있다. 첫째, 표정이나 목소리에 티가 없어 주위에서는 안 교수를 ‘소녀 같은 중년 교수’라고 부른다. 둘째, 벽이 없다. 그는 제자나 환자와 허물없이 늘 친구처럼 지낸다. 자신 역시 바깥으로 벽을 쌓지 않아 환자를 진료실에서만 보지는 않는다. 각종 환자 모임을 만들어 대화를 유지하고 있다. 매달 두 번씩 외국인 근로자에게 무료 진료 활동을 벌이는 ‘라파엘 클리닉’의 핵심 멤버이기도 하다. 셋째, 남편이 없다. 진료와 봉사 활동, 연구 등을 남편 삼은 것일까. 대신 그의 벽에는 선후배 교수들과 그들의 자녀 사진이 빼곡하다. —국내에 신부전증(콩팥기능저하증) 환자는 몇 명 정도 있나. “현재 60만〜7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당뇨병, 고혈압 환자가 늘면서 증가하고 있다. 이 중 혈액의 노폐물을 인위적으로 거르는 투석(透析) 또는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중증이 3만5000여명이며 매년 4200명의 중증 환자가 새로 생긴다. 콩팥은 70〜80%가 손상돼도 나머지 부분이 역할을 대신하므로 병이 악화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콩팥 질환을 노인병으로 알고 있지만 한창 나이인 30, 40대에 생겨 개인과 가정의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장내과에서 보는 콩팥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 “우선 술, 약물 독성 등 이유로 콩팥 기능이 갑자기 떨어지는 급성 신부전증이 있지만 이 경우 금세 통증이 나타나고 제대로 치료받으면 낫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드물다. 문제는 3개월 이상 신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인 만성 신부전증이다. 만성 신부전증의 40%는 당뇨병이 원인이다. 당뇨병이 있으면 단백질과 혈당, 콜라겐 등이 합쳐져 혈관이 딱딱해지는데 콩팥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사구체는 모세혈관 덩어리이기 때문에 경화(硬化)되면서 기능을 잃는다. 만성 신부전증의 30%는 고혈압 탓으로 생기며 30%는 면역 시스템이 고장 나 사구체를 공격하는 사구체 신장염이다. 약물중독 때문에 병이 생기기도 하며 유전적 이유 때문에 물혹이 생겨 번지는 ‘다낭성 신종’도 적지 않다.” —만성 신부전증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02년 미국 국립신장재단(NKF)은 만성 콩팥질환의 총괄적 대책을 내놓았다. 첫 단계는 예방. 당뇨병, 고혈압 환자는 가족력이 있으면 적어도 1년에 한번 정기검진을 받도록 한다. 가족 중 당뇨병으로 인한 신장병 환자가 있다면 정상 소변 검사보다 더 정확한 미세 알부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단계는 초기 단계에 적절한 식이요법, 약물요법 등으로 병이 만성으로 진행되는 것을 늦추는 것이다. 혈압, 혈당만 조절해도 10년 이상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셋째 단계에서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심장병, 빈혈 등의 합병증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장의 남아있는 기능이 15% 이하로 떨어지는 말기 신부전증의 경우 투석, 이식 등으로 삶의 질을 유지하는 단계다.” —투석과 이식에 대해 설명해 달라. “투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혈액투석은 환자의 피를 빼내 정화한 뒤 다시 몸 안에 넣는 것이다. 수술로 팔에 특수한 혈관을 만들고 2〜4주 뒤부터 매주 2, 3번 정도 한번에 4〜5시간 동안 투석을 받는다. 복막투석은 수술을 통해 복강(腹腔)에 관을 삽입한 뒤 하루 네 차례 매번 15분 정도씩 2L의 투석액을 관을 통해 넣었다가 6시간 뒤에 버리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피 속의 노폐물이 삼투압에 의해 투석액으로 빨려 들어가 피가 정화된다. 직장에 다니는 환자들은 밤에 저절로 혈액이 투석되는 ‘자동복막투석기’로 비교적 간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그러나 투석은 영구적이지 않고 신장의 여러 기능 중 노폐물을 거르는 것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이식수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 이식 공여자를 찾지 못해 중국에서 이식수술을 받고 합병증으로 고생하거나 숨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간염, 심장병, 뇌중풍 등 다른 합병증이 있거나 고령이면 수술을 받지 못한다.” —서울대병원 바이오 이종(異種) 장기 연구 개발 센터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대해 소개해 달라. “현재 장기 이식이 필요한 사람에 비해 제공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다른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밤 서울대 수의과 황우석 교수와 의대 김상준, 이정률 교수 등 20여명이 공동 연구 모임을 갖는다. 현재 이 분야의 세계적 대가인 미국 시카고의대 김윤범 박사의 자문으로 돼지의 장기를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동물실험을 하고 있다.” —왜 하필 돼지 장기를 이용하려고 하는가.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은 원숭이지만 원숭이는 새끼를 잘 안 낳으며 동물보호단체의 반대 때문에 장기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사람과 떨어져 야생 상태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세균이 옮길 수 있다. 돼지는 이런 단점에서 벗어난 데다 크기가 다양해 어른부터 아기까지 다양한 장기를 이용할 수 있다. 돼지는 사육이 쉽고 114일의 짧은 임신 기간에 6〜12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어떻게 뽑았나…▼ 신장질환 분야에서 전통의 명의로 평가받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한대석 교수와 ‘떠오르는 명의’ 서울대병원 안규리 교수가 똑같은 추천 점수를 받아 베스트 닥터로 공동 선정됐다. 이는 전국 15개 대학병원의 신장내과 교수 49명에게 △자신의 가족에게 콩팥 질환이 있을 때 진료를 부탁하고 싶고 △최근 3년 동안 진료 및 연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의사를 5명씩 추천받아 집계한 결과다. 본보는 2000년 베스트 닥터 연재에서 1위로 선정된 한 교수를 소개한 적이 있어 이번에는 성(性), 경력 등을 감안해 안 교수와의 인터뷰를 게재한다. ◇콩팥질환 치료의 명의들 ◇ ▼북막투석 분야 국내 제1세대 ▼ ▽한대석(60)=실력 뿐 아니라 환자의 인적 사항과 진료기록을 꼼꼼히 챙기고 궁금증을 잘 풀어주는 친절 진료로 유명하다.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병원에서 복막 투석을 공부한 이 분야 국내 1세대. 최근 투석 전 단계 환자의 혈압 조절, 식이 요법 등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 대한신장학회 이사장 등을 지내며 학문 발전과 후학 양성에도 노력해 왔다. ▼신부전질환 풍부한 치료 경험 ▼ ▽이태원(50)=1991년 국내 처음으로 미세 복강경을 이용한 도관 삽입술로 복막 투석을 시행했다. 1998년 양한방 협진 시스템인 ‘동서 신장병 센터’를 개설했다. 말기 신부전 환자의 풍부한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이 질환의 진행 과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진행을 억제하는 새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대한신장학회 상임이사, 경희대 의대 교육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심장혈관 합병증 치료 전문가 ▼ ▽박정식(53)=고혈압 및 혈액 투석의 전문가로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와 투석실(80병상 규모)을 이끌고 있다. 1993년부터 미국 신장내과학회지 등 국제 권위 학술지에 4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투석환자에게서 많이 생기는 심장 혈관 합병증의 원인 및 치료에 많은 관심이 있다. 대한신장학회 총무이사, 학술이사를 거쳐 투석이사를 맡고 있다. ▼사구체-루푸스신염 치료 大家 ▼ ▽김성권(54)=사구체 신염, 루푸스 신염 치료의 권위자로 미국 신시내티대 의대에서 혈액 투석, 신장염 분야 등에 대해 연수했다. 자가 항체(ANCA)를 이용한 사구체 신염 진단법, B형 간염 바이러스와 연관된 사구체 신염의 진단법을 정립했다. 루푸스 신염의 최신 치료법을 국내에 도입했으며 인터페론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을 맡고 있다. ▼임상 신장생리분야 최고 명성 ▼ ▽한진석(50)=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수분, 전해질 대사, 산 염기 대사 등 임상 신장생리분야를 연수한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다. 바소프레신, 옥시토신 등 각종 호르몬의 신장에서의 역할을 규명했다. 어려운 의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설명하는 명강의로 이름나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에서 수여하는 과학기술 우수논문상을 2회 수상했다. ▼지속적 신대체법 등 도입 개발 ▼ ▽김현철(55)=중증 신부전 환자 치료의 권위자로 지속적 신대체법, 온라인 혈액여과법, 간헐적 정정맥혈액여과법 등을 도입 또는 개발했다. 미국 뉴욕 코넬대 의대 로고신 콩팥센터에서 실력을 닦았다. 1971년 지방 최초로 혈액투석실을 개설했고 지방 최대 규모의 신장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르네상스 음악의 즐거움’을 발간하고 음대에서 강의할 정도로 고전 음악에 조예가 깊다. ▼급성 허혈 신부전 예방 주력 ▼ ▽양철우(44)=신장 이식과 급성 허혈 신부전의 권위자.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의 신장 독성과 급성 허혈 신부전의 예방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파세이브, 미국신장학회지 등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에 70여편의 논문을, 국내 학술지에 15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3세대 사이클로스포린을 개발해 면역억제요법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신장이식 경력25년 권위자 ▼ ▽강종명(56)=25년의 신장 이식 경력을 갖고 있는 이 분야 권위자. 미국 폭스 케이스 암센터와 텍사스대 의대에서 연수했다. 면역억제제가 콩팥 독성을 일으키는 과정, 약물 역동학 등에 대해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신장 이식 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지석영 의학상, 보건복지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대한내과학회와 이식학회의 간행이사를 맡고 있다. ▼신장투석 전문의 제도 기반 닦아 ▼ ▽김형규(54)=투석 분야의 전문가로 고려대 신장병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국내 신장 투석 전문의 제도 실시의 기반을 닦았다. 혈액 투석을 위한 도관 시술, 급성신부전의 치료 및 연구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 정책이사 등을 맡아 폭넓은 활동을 했다. 각종 언론 매체에 꾸준히 칼럼을 발표하고 있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국내 투석치료-신장이식 개척 ▼ ▽방병기(60)=국내에서 투석 치료와 신장 이식 분야를 개척한 산 증인이다. 1969년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에 성공한 이래 지금까지 신장 이식 환자의 수술 전후 내과적 치료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세계 권위지에 100여편, 국내 학술지에 42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1998년 대한신장학회 이사장을 지냈고 현재 대한고혈압학회 회장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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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사혈로 만성신부전 고칠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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